유대 광야 The Judean Des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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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 광야 The Judean Desert

유은주 0 94
도시 3자리코드
ctCode
JRS
한글 도시명
ctKname
예루살렘
영문 도시명
ctEname
JERUSALEM
국가 2자리코드
code2
IL
유엔 구분
un_subregion
Western Asia
국가명 한글
country_kname
이스라엘
한글설명
expl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사해 방향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황량한 들과 산들이 펼쳐져 유대광야가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유대광야는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사해死海를 끼고 남북으로 76km, 동서로 26km 가량 펼쳐져 있다. 히브리 음으로는 ‘미드바르 하 예후다’라 부른다. 이스라엘 남쪽에 있는 네게브사막은 시내광야처럼 넓게 펼쳐져 있는 데 반해, 유대광야는 누군가가 광야를 양쪽에서 세게 눌러서 만들어진 것처럼 거친 모양의 협곡들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다. 그래서 유대광야를 찾는 이들 가운데에는 ‘작은 그랜드캐년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유대광야의 연간 강수량은 100~150㎜로 비가 아주 적게 내린다. 그중에서도 동쪽은 연간 강수량이 50㎜밖에 되지 않아 마르고 건조한 기후가 계속된다. 낮에는 높은 기온이 이어져 그곳에 들어서면 마치 사우나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유대광야에 몇 년간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은 적도 있었는데, 당시에 태양이 지면의 열기를 섭씨 70도까지 올린 기록이 남아 있기도 하다. 광야의 서쪽은 동쪽에 비해 기후가 좋고 선선하여 올리브·밀·보리 농사를 할 수 있으며, 유대 산지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만날 수 있다. 유대광야의 여름 평균 온도는 섭씨 44도, 겨울에는 26도 정도다. 겨울이 되면 추운 예루살렘에서 사람들이 유대광야 인근의 사해 쪽으로 여행을 온다. 옛날에 헤롯 1세도 겨울에는 예루살렘을 떠나 유대광야 쪽으로 와서 즐기며 보냈는데, 그곳이 바로 마사다Masada 요새이다. 마사다 요새 정상에서 바라보면, 유대광야는 그 진면목을 보여 주는 듯 장관을 펼치고 있다.

유대광야에는 사막 기후에 맞는 동식물들이 생존하고 있다. 사막가시나무·소돔사과·들무화과, 사막도마뱀·사반·가젤처럼 생긴 산양 등등 진귀한 동식물들이 있다. 맹독을 지닌 살모사류의 뱀과 사막 표범도 살고 있지만 근래에는 그 모습을 보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유대광야는 암석과 모래가 섞인 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옛날에 소돔이라 불렸던 사해 지역으로 가면 아주 짠 맛을 내는 돌소금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참 신기하다. 


이스라엘은 국토의 반 이상이 사막인데, 남쪽에 유대광야가 있고 그 아래에 네게브사막이 펼쳐져 있다. 네게브사막에서 홍해 방향으로는 요르단 평지가 있고, 네게브사막을 넘으면 이집트 땅인 시내광야가 이어진다. 유대광야에서 네게브사막 방향으로 가다 보면 우리 귀에 익숙한 에돔이 나오고, 좀 더 가면 바란광야의 끝자락이 나온다. 에돔과 바란광야는 정확한 지역을 알 수 없고, 대략 추측만 할 뿐이다. 네게브사막에는 ‘맹세의 우물’이라는 뜻을 가진 사막 도시 ‘브엘세바’와 같은 큰 도시들이 형성되어 있다. 유대광야에는 다윗이 숨어 있었던 엔게디 황무지, 로마의 침공에 대항했던 이스라엘의 마지막 항전지 마사다 요새, 가장 오래된 성경 사본인 ‘사해 사본’이 발견된 쿰란 동굴, 소돔, 예수님이 세례 받으신 곳인 요단강 줄기 등등이 나온다. 그리고 여리고, 헤브론, 베다니 같은 성경에 등장하는 도시들이 유대광야와 연결되어 있다. 헤브론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정탐꾼의 포도’라고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후 열두 두령이 가나안 땅을 탐지했을 때 정탐들이 포도송이를 나무에 꿰어 어깨에 매고 왔던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포도송이가 그때만큼 크지는 않겠지만 지금도 포도 알이 크고 굵기로 유명하다. 성경에 나오는 유대광야는 구약뿐 아니라 성경 전체에서 우리에게 여러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세례 요한에 관한 내용과 예수님에 관한 내용일 것이다. 성경에 세례 요한을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막 1:13)라고 했는데, 이 광야가 유대광야를 말한다. 예수님이 성령에게 이끌려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가신 광야도 유대광야다. 여리고 끝자락에는 지금도 ‘시험산’이라 불리는 산이 있어 그 일을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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