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나 지리산 중턱에서 만나면 더 반가운 편의점

정유미 기자
국토 최남단에 있는 GS25 마라도점.  GS25제공

국토 최남단에 있는 GS25 마라도점. GS25제공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을 방문했을 때, 또는 등산을 하다 해발 1100m 고지에서 편의점을 발견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놀라움과 함께 반가운 마음에 당장 ‘인증샷’을 찍는 관광객도 있을 것이다.

마라도와 지리산 중턱 등 기대치 않은, 낯선 곳에서 만나는 편의점이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위치가 특이할 뿐 신상품부터 ‘원 플러스 원’ ‘원 플러스 투’ 할인까지 편의점의 장점은 모두 갖추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은 도심에 있는 점포보다 물류비가 2~3배 더 드는 데다 운영시간도 제한적이지만 브랜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판단에 따라 최근 이런 ‘오지 편의점’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국토 최남단에 있는 ‘GS25 마라도점’은 2007년 11월 문을 열어 15년째 성업중이다. 개점 초기에는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판매 품목에 한계가 있었지만 요즘은 아이스크림은 물론 전자레인지용 간편식까지 1000여 종을 팔고 있다. 인기품목 1위는 한라산소주 미니어쳐세트다. 그 뒤를 아이스컵과 캔맥주가 따른다. GS25 관계자는 “폭풍우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물류비도 꽤 든다”면서 “관광객들이 섬에 머무는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영업하는데 대한민국 최남단을 지키는 등대지기 편의점이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인증샷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도에도 GS25가 있다. 2011년 4월 문을 연 이곳에서는 맥주와 소주, 우유와 커피, 계란이 잘 팔린다. 주 3회 배로 물품을 실어 나르고 오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문을 연다. 인천항에서 200㎞ 떨어진 서해 최북단 ‘GS25 백령도점’은 2010년 7월 문을 열었다. 매주 1회 바다를 건너 상품을 공급하는데 군인과 그 가족들이 단골손님이다. 영업은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이며 신선 딸기와 샤인머스킷 등 과일류가 잘 나간다.

여수 금오도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 세븐일레븐 제공

여수 금오도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 세븐일레븐 제공

전남 여수 금오도의 유일한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다. 2018년 문을 연 뒤 주 3회 배편으로 상품을 공급 받는다. 학교를 끼고 있어 평소에는 과자와 음료수가 인기이고 관광시즌에는 캠핑용품과 주류도 잘 나간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의 신상품, 인기상품 등 다양한 품목을 전국과 동일한 가격에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인지 도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지역사랑방”이라고 말했다.

지리산 해발 1100m 고지에 있는 이마트24  성삼재 휴게소점. 이마트24제공

지리산 해발 1100m 고지에 있는 이마트24 성삼재 휴게소점. 이마트24제공

국내에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지리산 중턱 해발 1100m 고지에는 이마트24가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이마트24 성삼재 휴게소점은 비옷과 산악 등반의 필수품목인 핫팩, 컵라면과 생수 등이 가장 많이 팔린다.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하는데 술과 담배는 판매하지 않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지리산 등산을 시작하기 전과 하산 후 편의점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곳에서 필요한 먹거리와 물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인지 고객들이 가장 ‘반가운’ 편의점으로 꼽는다”면서 “매장 운용면에서는 비효율적이지만 등산객에게 소중한 추억 장소로 기억되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남북교류 중단으로 휴점중인 CU 개성공단 편의점.  CU제공

남북교류 중단으로 휴점중인 CU 개성공단 편의점. CU제공

CU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북한에 개성공단점을 열고 있다. 2004년 12월 1호점, 2007년 7월 2호점, 2013년 4월 3호점까지 직영점으로 운영하며 개성관광 필수코스로 통했지만 현재는 남북교류 중단으로 휴업상태다. 북측 직원들이 근무하며 달러로 결제했는데 술과 담배는 면세였다. CU 관계자는 “집앞이건 외딴 섬이건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언제든 살 수 있는 든든한 이웃이 바로 편의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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