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국책유치戰 '집안싸움' 안 한다...'K 바이오 랩 허브'는 포항, '이건희미술관'은 대구 밀기로 합의(종합)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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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1 07:07  |  수정 2021-06-11 16:58  |  발행일 2021-06-11 제1면
공동TF구성 등 대승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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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랩 허브 구축사업'은 포항을, '국립 이건희 미술관'은 대구를 유치 후보지로 뜻을 모은 이강덕(왼쪽부터) 포항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권영진 대구시장·주낙영 경주시장이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북도 제공〉

대구시와 경북도 간 출혈경쟁이 우려됐던 대규모 국책 공모사업인 'K-바이오 랩 허브 구축사업'과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대한 교통정리(영남일보 6월7일자 2면·10일자 3면 보도)가 극적으로 성사됐다. K-바이오 랩 허브 구축사업은 포항(흥해읍 융합기술산업지구 내)을, 국립 이건희 미술관(가칭)은 대구(옛 도청사·북구 산격동)를 유치 후보지로 밀기로 뜻을 모았다. 대구경북 상생 협력 기조를 유지하고 다른 지자체와의 유치전 경쟁력도 높이기 위해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권영진 대구시장·이강덕 포항시장·주낙영 경주시장은 10일 오전 11시 경북도청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이같이 정리했다.

이날 4개 지자체장은 대구시와 포항시가 각각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던 'K-바이오 랩 허브 구축사업'(중소벤처기업부 주관·총사업비 3천350억 원)에 대해선 포항을 대구경북 대표 유치 후보지로 정하자고 결론냈다. 사업계획서 제출 마감일(14일)을 불과 나흘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이에 따라 앞서 지난달 25일 유치의향서를 낸 대구시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4개 지자체장은 실질적 협력을 위해 공동 태스크포스(TF)도 구성키로 했다.

포항(포스텍, 3·4세대 방사광가속기)뿐 아니라 경주(양성자가속기), 안동(바이오산업단지),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가 갖고 있는 바이오 관련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지역 대표주자는 정했지만 본선 무대에서 주목받으려면 경쟁력을 배가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유치의향서를 낸 곳은 대구와 포항 외에도 대전·인천·청주(오송)·춘천 등 10곳이나 된다. 대부분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전과 관련해선 그간 유치 의사를 고수해 온 주낙영 경주시장이 고심 끝에 대구시에 양보했다. 대구시·경북도·경주시는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 지원단'도 별도로 꾸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건희 미술관은 아직 공모방식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전국 지자체 간 유치 과열을 핑계로 수도권에 은근슬쩍 유치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다. 실제 공모는 비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되도록 힘을 모으는 게 우선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재에 나섰던 이철우 도지사는 "사실 서로 힘을 합쳐도 될까말까하는 사업들인데 이렇게 대구시와 경주시가 합의해줘서 고맙다"며 "앞으로 똘똘 뭉쳐 시·도민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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