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마을, 기억을 되찾다" :::::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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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마을, 기억을 되찾다"

◀ANC▶

춘천에 소양강댐이 건설된 이후 댐 안쪽에 있던

38개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이 마을들의 풍경과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수몰 전시관이 소양강댐 정상에 마련됐습니다.



백승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춘천 내평리에서 태어난 권혁복 씨, 17살 이후

단 한 번도 고향 땅을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1973년 소양강댐이 건설된 이후 수몰 지역인

권 씨의 고향은 지금껏 깊은 물 속에 잠겨 있습니다.



[권혁복/실향민]

"강물이 좋고 산수가 좋아가지고 경치가 엄청 좋고,

참 살기 좋은 동네였어요."



댐 준공으로 불어난 물은 당시 춘성군과 양구군,

인제군의 6개면 38개 마을을 집어삼켰고,



4,600세대 1만 8천여 명의 주민들이

정든 고향 땅을 등져야만 했습니다.



[권혁복/실향민]

"동네 주민들하고 헤어지는 게 영원히 헤어진다고

생각하니까 헤어지는 거 너무 아쉬워했고..."



그렇게 5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소양강댐 정상에 수몰 전시관이 마련됐습니다.



수몰 지역의 옛 사진과 당시 국민학교의 기록물,

실향민들이 기억을 더듬어 그린 지도가 전시됐습니다.



전시관을 찾아 반세기 전 기억과 풍경을 되찾은

실향민들은 애틋함과 그리움을 떠올립니다.



[홍종억/실향민]

"어린 시절이니까 냇물도 좋았고, 피라미 잡아서

매운탕도 끓여 먹고 그런 것도 좋고..."



춘천시와 수자원공사가 수몰 지역과 댐 준공의 역사를

기록하고, 실향민들의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계획을 세운 지 3년 만에 전시관을 조성했습니다.



[성대용/실향민]

"우리가 서로 얘기하고 기억하고 하려 해도 이런 자료가

전혀 없어요. 용케 모으고 만들었네...

앞으로 실향민들한테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춘천시는 그동안 잊고 지내 왔던 수몰 지역을

되살린 전시관을 호반의 도시, 춘천의 근현대사를

알리는 관광 자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백승호입니다.◀END▶(영상취재/김유완)
백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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