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강정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회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인 지난 2007년 지지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인 바 있다. 윤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다 울컥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제주를) 통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제주지사를 지낸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등과 제주 서귀포시 강정해오름노을길, 강정마을회관을 방문했다. 윤 후보는 제주 해군기지가 보이는 강정해오름노을길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뇌에 찬 결단을 하셨다”며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자주국방과 평화의 서막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6월 강정마을을 제주 해군기지 건설 부지로 확정했다. 하지만 주민과 일부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제주 해군기지는 2016년이 되어서야 완공됐다. 건설을 반대한 수많은 시민들이 형사처벌되는 일도 있었다. 윤 후보는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지난 수년간 지역주민들께서 고통을 겪으셨다”며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윤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의 필수적 요소다. 무장과 평화가 함께 있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때 3초간 침묵한 뒤 울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결정이었을지 잠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을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제주를) 더이상 정쟁이 아닌 통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저와 모든 국민이 바꿔야 한다”며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관광 허브로 만들어 강정마을과 제주도민들께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 후보는 또 “제주 해양관광 클러스터 조성을 핵심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앙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은 강력한 자주 국방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힘에 의한 평화’를 또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과 간담회를 했다. 주민들은 윤 후보에게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다 형사처벌을 받은 이들에 대한 사면과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사업 등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가장 갈등과 고통이 심했던 지역”이라며 “외부 분들도 조금 계셨겠지만 수백 명이 기소되는 건 엄청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정마을은 통합과 치유의 상징이고 출발점이라는 차원에서 깊이 고민하고 또 그게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상징적인 사업을 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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