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지난 7일 신규 확진자는 1729명으로 주말 기준 역대 최다(最多)치를 기록했다. 일요일인 8일에도 오후 8시 30분 현재 확진자가 1300명을 넘어서 34일 연속 네 자릿수 신규 확진자 기록을 이어갔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은 비수도권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제2의 도시 부산은 10일부터 22일까지 거리 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한다고 8일 전격 발표했다. 비수도권 광역시 중에선 대전시에 이어 두 번째 4단계 격상이다.
이날 방역 당국에 따르면, 4차 대유행 진앙인 수도권은 급격한 증가 추이가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비수도권은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7일 신규 확진자 중 비수도권 환자는 703명으로, 4차 대유행 이래 첫 700명대를 기록했다. 대구 신천지발(發) 집단 발병이 있던 작년 2월 말 이후 비수도권 확진자가 700명 선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인구 330여 만명인 부산의 경우, 3일(108명) 하루 확진자 100명을 넘어선 이래 닷새째 100명대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4단계 기간 해운대·광안리·송정 등 부산 내 해수욕장 7곳을 조기 폐장하기로 했다. 여름휴가철 외부 관광객 유입을 차단해 ‘풍선 효과’로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란 게 부산시 설명이다.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코로나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도 이어지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기장군 요양 병원 집단감염 사례를 검사한 결과, 확진자 38명 가운데 34명은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상태였고 3명은 1차 접종을 했으며 1명만 미접종자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이 병세 악화나 사망률 감소엔 효과를 나타내지만, 감염 자체를 완전히 막아내진 못하고 있단 뜻이다.
델타 변이 전국 확산, 여름휴가철 이동량 증가와 같은 방역 악재에 돌파 감염까지 나타나면서 4차 대유행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는 양상이다. 앞서 평일인 지난 6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1823명 나오며 역대 세 번째로 1800명대 규모를 기록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중대본 회의에서 “감염 규모가 더 커지는 것을 막고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휴가지에서 복귀하는 분들의 진단 검사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또 요양원과 실내체육시설 등에서의 집단감염으로 유행이 다시 확산세로 돌아설 조짐마저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은 오는 22일까지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 및 비수도권 3단계 조치를 2주 추가 연장한 상태지만, ‘약발’은 빨리 나타나지 않는 상태다. 지난 한 주(1~7일) 기준 수도권 하루 환자는 936.6명으로 전주(959.7명)에 비해 23.1명 줄었지만, 비수도권 환자는 558.8명으로 전주(546.2명)보다 늘었다. 다만 방역 당국은 “(추가 연장된) 2주간 수도권의 환자 감소세가 뚜렷해지는 등 목표가 달성되면 추석 전이라도 수도권 단계 하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한편 9일 오후 8시부터 40대 이하(만 18~49세) 약 1621만명을 대상으로 백신 예약이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1972년 1월 1일부터 2003년 12월 31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이 대상이다. 이번 예약은 주민등록상 생년월일 끝자리를 기준으로 ‘10부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컨대 9일 예약 대상자는 생일이 9일·19일·29일인 사람이고, 10일 예약은 생일이 10일·20일·30일인 사람이다. 예약은 PC·모바일을 통해 가능하다. 이번 예약은 본인이 아닌 대리인 예약은 허용되지 않는다.
방역 당국은 “기존에는 휴대전화 본인 인증, 아이핀, 공동·금융인증서 등을 통해 본인 인증 절차를 진행했지만 9일부터는 카카오, 네이버, PASS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간편 인증을 이용할 수 있다”며 “40대 이하 백신 접종 기간은 이달 26일부터 9월 30일까지이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