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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손님도 없다…40년된 칼국수집도 "반나절 1그릇 팔았어요"

머니투데이
  • 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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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3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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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부터 열었는데 단골 손님 1명만 받았어요. 주말 장사 말도 마세요."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하는 60대 이모씨는 늘어가는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 때문에 지난주부터 손님이 뚝 끊겼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이씨는 가게에 오전 6시부터 점심시간 전까지 단골 손님 딱 1명만 찾아왔다고 했다.


이씨는 "아침을 먹으러 오는 단골 손님들이 들렀는데 지난주 확진자 수가 1000명 넘어가면서부터 오질 않는다"며 "주말에도 평소에 비해 손님들이 30%로 줄어 매출이 뚝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주말에 들어온 재고를 팔기 위해 오늘 갈치를 받지도 않았다"며 "그마저도 다 팔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낮 12시가 다 됐지만 이씨의 가게를 포함한 남대문시장 내 갈치골목은 한산했다. 인근 회사가 많아 직장인들이 많이 찾았지만 지난 주부터 확진자가 늘자 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줄었다.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씨는 "주말에 들어온 재고를 팔기 위해 오늘 갈치를 받지도 않았는데 이마저도 다 팔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난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홍순빈 기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난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홍순빈 기자



4단계 격상…"대구 신천지 유행 때보다 더 심각"


지난 12일 찾아간 서울 중구 명동, 남대문시장은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남대문시장은 평소 새벽부터 오전까지 붐비는 곳이지만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인들도 기다리다 지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다. 지난 12일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은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다.


상인들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남대문시장에서 모자, 의류 등을 판매하는 A씨는 "지난주에 비해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이 10%밖에 안 된다"며 "사람이 안 오는데 어떻게 장사를 하겠냐"고 하소연했다.

칼국수골목에서 40년 째 장사를 하는 제모씨(67)도 "대구에서 신천지 때문에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4시부터 장사를 했는데 1그릇 밖에 못 팔았다"며 "지난 토요일에는 10그릇 판 게 전부"고 했다.

문남엽 남대문시장상인회 회장은 "시장 유동인구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장사가 가장 활발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2,3시까지 길거리에 손님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시장으로 손님들이 유입돼야하는데 감염 위험 때문에 그러질 못한다"고 했다.

지난 12일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 명동. (좌) 명동 거리 가게에는 '임대문의' 표지가 연이어 붙어 있다. (우) 한산한 오후 명동 거리/사진=홍순빈 기자
지난 12일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 명동. (좌) 명동 거리 가게에는 '임대문의' 표지가 연이어 붙어 있다. (우) 한산한 오후 명동 거리/사진=홍순빈 기자



"오후 6시부터 3인 이상 집합금지, 차라리 문 닫는 게 나아"


명동 거리도 마찬가지였다. 명동 시내에는 '임대문의' 표지만 붙어 있는 가게들이 늘어났고, 그나마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점심시간이 끝나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시장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소식 이전에는 점심시간에 사람들이 꽉 찼지만 지금은 두 테이블 받은 게 전부"라며 "어차피 저녁 때는 3인 이상 집합금지라 운영하기 힘들어 오후 2시부터는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기 이전 명동 상권은 내국인,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많아 대형 의류매장, 일반음식점을 포함한 소매업종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폐업하는 점포가 늘고 있고 큰길가에서도 임대를 내놓은 빈 점포들이 많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분기(1~3월) 서울 중구 명동의 소규모 매장용 상가 공실률은 38.3%를 기록했다. 같은 분기 서울 도심 지역에 위치한 종로(6.6%), 충무로(10.4%), 광화문(4.2%) 등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2020년 4분기(10~12월)에는 명동의 상가 공실률은 41.2%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창수 명동외식협회 회장은 "지난 2,3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 무렵 명동 인근 상가 공실 임대 계약이 조금 늘었다고 했으나 이젠 또 다르다"며 "음식점들도 백신 1차 접종 이후 손님이 조금씩 늘어 회복세를 보이는 것 같았으나 4단계 격상 후 저녁 손님이 줄고 이에 맞춰 직원들도 절반으로 줄이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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