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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은 배타적이고 고정적이라는 신화…신간 '국경전쟁'

송고시간2022-0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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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내리고 지형이 변함에 따라 국경선 역시 진퇴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대 지정학 교수인 클라우스 도즈는 최근 국내에 번역·출간된 '국경전쟁'에서 "국경이란 살아 있는 것이며, 자연의 변화가 가져오는 복잡한 현실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인도와 파키스탄, 터키와 그리스 등 세계 곳곳의 국경지대에서 지정학적 요충지를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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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기자
김계연기자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알프스산맥 능선을 따라 국경을 맞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는 2006년 '움직이는 국경'을 법제화하기로 합의했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내리고 지형이 변함에 따라 국경선 역시 진퇴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지도에는 각국 사이 국경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처한 몰디브 같은 태평양 섬나라들의 국경은 지금도 조금씩 움직인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어느 나라 영토인지 확정되지 않은 불안정한 땅에서 살아간다.

영국 런던대 지정학 교수인 클라우스 도즈는 최근 국내에 번역·출간된 '국경전쟁'에서 "국경이란 살아 있는 것이며, 자연의 변화가 가져오는 복잡한 현실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인도와 파키스탄, 터키와 그리스 등 세계 곳곳의 국경지대에서 지정학적 요충지를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은 가라앉고 있는 태평양 섬나라들에 거대한 준설 프로젝트로 인공섬을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관심은 그들 나라 주변 대륙붕과 영해의 자원에 있었다. 저자는 자원 채굴권을 놓고 해저에서도 영토 다툼과 지정학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미래의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래의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67년 체결된 우주조약 제2조는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하는 외계 공간은 어떤 수단으로든 특정 국가에 귀속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주는 자원개발과 방위기술·관광산업의 각축장이 됐다. 미국은 우주군을 창설하고 '우주에서 미국의 우위를 유지하는 일'을 임무로 천명했다. 스페이스 엑스와 버진 갤럭틱 같은 민간업체까지 뛰어들면서, 우주공간을 식민지로 선언하거나 권리를 사고파는 날이 머잖았다는 전망도 있다.

9·11 테러는 탈냉전 시기 국경개방에 대한 낙관주의를 단번에 뒤집었다. 미국이 벌인 대테러 전쟁은 다른 강대국들로 하여금 소수민족과 분리주의자들을 억압하는 데 테러에 대한 공포심을 이용하도록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정보기술로 국경통제를 강화하는 '스마트 국경'을 더 높이 쌓아 올렸다.

이번 세기 중반이면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과 해수면 상승, 극도의 고온 탓에 대규모 인구이동이 진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국경 분쟁이 고조되는 오늘날 국제정세가 이어진다면 더 악랄한 반이민 정책이 등장할 수도 있다.

저자는 계속 뜨겁고 습해지는 지구에 국경을 더욱 유연하게 적응시켜야 한다며 이렇게 말한다. "국경을 긋느냐, 긋지 않느냐는 우리의 내일에 대해 빨리 계산해볼 것을 요구하는 문제다."

미래의창. 함규진 옮김. 376쪽. 1만9천원.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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