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창간특집-메타버스 좌담회]최문순도지사-김상균강원대교수 메타버스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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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Metaverse)'가 일상생활까지 스며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아바타로 만나는 디지털세상'으로 정리된다. 메타버스 안에서는 나를 대신한 아바타가 가상세계 속에서 놀이공원과 미술 전시회를 즐기는가 하면 가상의 부동산을 사고팔 수도 있다. 심지어 세계적 IT기업인 ‘페이스북'이 메타버스에 올인하며 17년간 사용한 회사명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니 메타버스의 위력을 실감하고도 남는다.

강원일보는 창간 76주년을 맞아 GTI박람회를 메타버스 방식으로 운영, 성공을 이끌어 낸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국내 메타버스 최고 전문가인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초청, 최초로 ‘메타버스 방식의 좌담회'를 가졌다. 지난 19일 최문순 지사는 강원도청 통상상담실에서, 김상균 교수는 강의차 방문한 서울 뷰미디어 드림시어터에서 각각의 아바타를 통해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방은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 마련됐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2024청소년올림픽 메타버스로 치러

전세계 인구가 보고 함께 체험 가능

GTI박람회 나흘간 900만명 접속, 위력 실감

수도권 몰려있을 필요 없는 새로운 발전 모델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

현실 시공간 초월 인간 삶의 새 방식

강원관광 플랫폼 활용땐 경제적 창출

코로나 시대에 소통 안 되자 대안으로 급부상

공유 개념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가깝게 연결

■메타버스, 대체 무엇이길래

◇최문순 지사=“김상균 교수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최초로 메타버스 방식으로 토론을 만들어주신 강원일보에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요즘 저도 메타버스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얼마 전 성황리에 마친 GTI국제무역·투자박람회가 메타버스 형태로 열려 제가 직접 체험을 하게 됐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상품을 거래하는 가상 신도시를 축구장 200개 크기로 만들고 1,000개의 상품을 전시했어요. 나흘 동안 플랫폼에 들어온 사람이 무려 908만명에 달합니다. 전 세계에서 접속이 이뤄지더군요. 메타버스의 위력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상균 교수=“저도 언론보도 등을 통해 강원도가 메타버스에 적극적이라고 하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지사님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인간이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종 소통의 욕구가 풀리지 않으니 메타버스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 지사=“말씀하신 것처럼 메타버스가 빠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강원도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코로나19로 관광서비스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메가트렌드를 일으키는 기술에 투자를 하기로 했습니다. 실제 이미 강릉에 70여개의 메타버스 기업이 자리 잡고 있거든요. 어쩌면 메타버스 기술은 어디서든지 접속만 이뤄지면 되기 때문에 서울과 같은 곳에 몰려 있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에 맞춰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기업들과 협력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지역발전의 계기가 된다?

◇김 교수=“사실 많은 학자가 도시소멸을 예측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모이면 더 많은 인프라를 공유하고 많은 사람과 연결돼 경제적 부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그래서 강원도 등의 시·군들이 어려움에 처했던 것이죠.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메타버스는 자체가 공유의 개념이거든요.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외부 사람들과 가깝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강원도와 같은 입장에서 보면 분명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 지사=“저도 동의합니다. 실제로 메타버스 기업은 도시에 있을 필요가 없고 이미 많은 기업이 강원도를 찾았습니다. 말씀 드렸듯이 강릉에는 이미 많은 관련 기업이 들어와 있습니다. 메타버스 기업 유치에 대해 조직적·체계적인 준비를 한다면 일자리와 인구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김 교수=“메타버스로 이미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내 공간과 상품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전통적인 오프라인 직업들, 예를 들면 상담소를 만든다든지, 상점을 꾸민다든지 등의 직업을 메타버스로 확장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미 페이스북, 구글 같은 세계적인 IT기업들도 메타버스의 전략적 활용에 집중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네이버, SK 등이 이를 활용한 플랫폼 운영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용자가 많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또 이로 인한 경제적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본다는 거죠.”

■강원도 유통·관광에서의 활용법

◇최 지사=“그래서 저는 메타버스 시대가 강원도에 새로운 발전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 말씀처럼 메타버스로 인한 상거래 행위에서 부가 가치가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강원도는 ‘상거래 플랫폼'을 발전시켜 선점해 나가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GTI국제무역·투자박람회에서 선보인 투자 무역 플랫폼은 전 세계 최초로 성공한 모델이 아닌가 싶고요. 이와 함께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을 여는 데 이 올림픽을 메타버스로 치를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가 올림픽을 메타버스로 보고 같이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죠.”

◇김 교수=“지사님 말씀에 더해 저는 강원도의 관광에 이 메타버스를 연결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효과를 거두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칫 잘못 생각하면 ‘실제 강원도로는 오지 않고 가상의 공간으로만 방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이미 한번 강원도를 와 봤기 때문에 흥미가 떨어진 관광객들을 더 찾아올 수 있게끔 만들도록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강원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메타버스의 색다른 플랫폼을 얹어 몇 번을 와도 새로운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고민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최 지사=“유통 측면에서도 가능하겠지요?”

◇김 교수=“물론입니다. 유통 측면을 보면 강원도내 농수산물들이 많은 유통 단계를 거치고 큰 기업들과 연계되는 일이 많은데 메타버스는 이 단계를 줄이고 전국, 전 세계에 유통을 가능하게 할 수 있거든요. 지금 활성화된 라이브커머스도 개방된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체험·경험이 중요한 메타버스

◇최 지사=“그런 측면에서 저는 우리 강원도민들이 이 메타버스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어르신들이 많은 우리 지역에서 많은 분이 ‘메타버스는 어렵고 젊은 세대나 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반대로 현실세계에서 어려웠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또 해외 수출을 할 때 걸림돌이 됐던 언어도 이번 GTI박람회에서 AI통역관을 도입하니 자국민 상담과 똑같았어요. 메타버스가 이런 현실의 장벽을 부수는 역할이니 우리 도민분들께서도 즐겁게 접근해 주셨으면 합니다.”

◇김 교수=“메타버스는 대기업, 외국 기업과 같은 큰 플랫폼 사업자들만 손대는 것이고 ‘나는 소비자일 뿐이야'라고 바라보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메타버스는 하나의 큰 패러다임의 변화이고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가 돼야 합니다. 과거 인터넷과 스마트폰 도입 시기에 다들 어려워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들 활용하고 있거든요.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역량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이를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입니다.”

정리=정윤호기자 jyh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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