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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주가와 중국변수

입력 2021-08-05 13:49 | 신문게재 2021-08-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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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미래경영학자/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한국 주가는 코스피 2000포인트부터 도약하다가 2020년 연말과 2021년 연초에 2500포인트에서 3000포인트 구간을 벼락같이 올랐다. 무언가 ‘흥분 요인’이 겹친, 다분히 비이성적 주가작성 구간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중국과 미국 간 마찰이 트럼프 정부 때보다 작아질 수 있다는 기대, 백신에 대한 기대, 바이든이 공약한 대규모 경기부양 기대의 승수효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오히려 선거 직후에는 강한 상승이 있었지만 길게는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차분했다. 그런데 지난 3월에 증시가 단기 하락하는 과정에서 돌연 한 헤지펀드의 대형 파산사고가 전해졌다. 빌 황이라는 한국계 투자사업가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아르케고스가 5조 원 상당의 자산을 잃고 파산했다. 스위스은행과 일본 증권사 등의 대출융자로 5배 이상의 레버리지 투자를 한 이 회사가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 급락으로 이 펀드는 대출자들에 의해 강제청산 당했다. 중국시장과 미디어주식 등 기술주와 콘텐츠 주식에 투자했다가 단기 급락한 탓이다.

7월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의 내면은 다소 일정하게 불안정하다. 미국에선 나스닥이 신고가를 만들기도 하지만 최근 독일을 비롯해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우리나라는 일견 강보합 기조이지만 대체로 모호한 혼돈 장세이다.

그런데 지금 글로벌 투자시장에 중국 이슈가 슬그머니 빠져나오고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와 중국의 미국시장 관련한 자국기업의 진출규제가 외부적인 자극요인으로 보인다. 예사롭지 않은 신호로 홍콩 주가가 7월 하순에 이틀 만에 7% 넘게 하락했고, 대만시장은 실적 좋은 기업이 많은데도 현저하게 흔들리고 있다. 홍콩 주가가 이렇게 일시 급락한 것은 2011년 후진타오 집권시절 한번 있었을 뿐, 시진핑 집권 이후론 처음이다.

취임 허니문이 지난 바이든이 트럼프처럼 외교적으로 중국을 다시 서서히 압박하는 장면으로 보인다. 앞으로 신장위구르 인권사태와 관련된 현지인들의 저항행동과 지역소요에 대해 미국의 지원여부는 그 가능성이 낮지 않다. 인도 국경 마찰문제나 티베트인의 투쟁문제도 여기에 잠재적으로 연결된 도화선으로 볼 수 있다.

분명 중국은 이제 미국의 교역국가에서 국제정치 상대국으로 옮겨간다. 갑자기 우리와 남북전화선을 개통한 북한도 이런 복잡 미묘한 상황을 보고 있을 것이다. 서서히 중국의 대미수출이 축소되고, 중국 내 서방의 해외생산이 줄고, 중국내 서방 투자자금을 외부로 이동시키는 일은 바이든 정부가 아니라 해도 현 시국의 정황으로 보아 미국 조야에서는 마땅히 동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만큼 앞으로 중국 공산당 정부가 직면한 국제정세의 변수는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인 뇌관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 투자자들은 이 점을 가장 유념해야 한다. 언제나 주가는 다 지나고 보면 그 가격에 합당한 마땅한 시간과 등락과 거래를 채워야 비로소 안정적인 수준이 다져지고 장기적으로도 가치화가 된다. 코스피 3000 지수대는 아직도 그런 면에서 장기분석가의 마음에 좀 걸린다. 현재 우리 수출이 선전하는 중이지만 중국문제가 더 커지면 부득이 다시 3000지수대 아래에서 주가 다지기 과정을 거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엄길청 미래경영학자/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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